저 자 | 선재원 | 발행연도 | 2021-02-28 | 권 호 | 제36집 제1호(통권 97호) |
첨부파일 | [제36집-1호]근대 조선인노동자의 덕목.pdf(532.08KB) |
근대 조선인노동자에게 제시된 대표적인 덕목인 ‘자조’는 자본주의 성숙기의 영국, 메이지유신기의 일본, 개항이후의 조선에서 각각 탄생되고 확산되었다. 영국에서 탄생된 ‘자조론’은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보적 자유주의와 그 근본철학인 공리주의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었다. 구체제가 붕괴된 메이지시대 일본에서는 신체제 형성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졌다. 열강의 지배가 확산되고 있었던 조선에서는 처음에 국가 자강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졌으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사회’형성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 최초의 노동자자율단체인 조선노동공제회 기관지 ‘공제(共濟)’에서 제시한 조선인노동자가 추구해야할 덕목 중에 ‘노동존중’과 ‘자조’는 유길준에 의해 최초로 제시되었다. 유길준은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인간은 존엄하고, 일의 형태와 상관없이 정직하고 성실하고 근면한 노동은 신성하며, 도덕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자유를 누려야하고, 신뢰와 질서와 경쟁에 기초한 노동자규율을 강조하며 이러한 덕목은 자조를 통해 실현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발적인 개인의 연대인 ‘사회’를 전제로 하는 ‘자조’는 유길준에 의해 제시되지 않았고, 최남선의 ‘자조’에 대한 설명과정에서 제시되었다. 개인만의 성공이 아닌 자발적 개인의 연대인 ‘사회’를 전제로 하는 ‘자조’가 전제되어야 ‘사회적 헌신’의 덕목이 성립된다. 즉 한국 최초의 노동자자율단체 조선노동공제회의 기관지인 ‘공제’에서 제시한 ‘노동존중’, ‘자조’, ‘사회적 헌신’이라는 근대 조선인노동자가 추구해야할 덕목은 유길준에 의해 최초로 제시되었고, 최남선에 의해 완결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