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우리나라 초기업 교섭이 나타난 원인과 배경, 그리고 작동원리를 밝히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초기업 교섭의 원형이 나타났던 면방직업의 사례를 선택하였으며 특히 이념과 법제도에 의거 설명하였던 기존 주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해방 후부터 1950년대 시기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질적 방법론인 사례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1차와 2차 문헌과 인터뷰 자료를 활용하였고 삼자기법을 통해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필요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해방 이후 1950년대에 걸쳐 면방직업에서는 초기업 교섭의 원형이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한 노-사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형성되었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초기업 교섭의 원형은 1960년대 이후 대한방직협회와 섬유노조 면방분회에 의해 집단교섭의 형태로 제도화 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본 연구는 그동안 우리나라 초기업 교섭의 형성과정에 대한 논의에서 간과되었던 노사의 전략적 선택을 고려함으로써 이념과 제도적 요인만을 상정하였던 기존 논의를 진전시켰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초기업 교섭은 서구의 맥락과는 달리 성별 직무분리와 남성 중심의 내부노동시장 형성과정에서 나타난 기업별 노조에 대응하여 여성노동자들이 당시 환경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근로조건 향상 요구를 표출하기 위해 노동자 단결을 도모하여 쟁의단을 구성하고 전평과 협력하여 사용자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함으로써 형성되었다. 이는 1980년 이후 기업별 단체교섭을 강제한 법제도 변화에도 면방직업에서는 집단교섭이 지속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초기업 교섭의 원형은 환경적 요인이 아닌 성별차이에 따른 내ㆍ외부 노동시장의 분리와 노사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작용하였다는 점을 발견한데 큰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