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류상윤 | 발행연도 | 2017-09-30 | 권 호 | 제32집 제3호(통권 83호) |
첨부파일 | 경영사학32집3호_1_경제부흥원조의 시작과 기업의 대응_류상윤.pdf(1.41MB) |
한국은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드문 사례이지만 기존의 많은 연구들은 거시적인 수준에서 한국 경제발전에서 원조의 역할을 부정적 또는 소극적으로 평가해왔다. 그런데 미시적인 기업 레벨로 눈을 돌려 1950년대 원조가 1960년대 이후 활약하는 한국 기업들의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면방직업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토대로 한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이해는 1950년대 기업 성장이 원조 자금 배분 과정에서의 특혜나 부패, 지대추구행위와 결부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종합적인 연구는 자료 부족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본 연구는 당시 미국 원조기관이 남긴 자료를 활용해 원조자금 배분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실제 어떤 기업들이 배분에 참여했는가를 1954년 한 해를 사례로 살펴보았다.
1954년은 미국 대외 원조기관인 대외사업처(FOA)의 경제부흥원조가 본격화된 해이다. FOA 원조의 배분은 5가지 구매형식에 따라 이루어졌는데 원조기관의 한 부서인 중소기업국에서 발행한 Small Business Circular와 Fianced Awards로부터 그 중 일반 민수 구매와 외자청 구매의 낙찰 기업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널리 알려진 면방직업체 외에도 많은 한국 기업들이 원조 자금을 배분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중에는 삼성물산이나 럭키화학과 같이 현재 한국 경제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업도 포함돼 있다. 특히 무역업체들이 자금 배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낙찰을 받았다. 즉, 면방직업체가 원조로부터 막대한 이득을 얻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밖의 기업들도 원조를 통해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그 중에는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배분받은 기업들도 있었던 만큼 면방직업을 원조-기업 관계의 전형적인 예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경쟁적인 입찰이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므로 특혜나 부패, 지대추구행위가 일반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요구된다.